칠십 여행

나이 듦, 그래서 더 아름다운

이여진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5년 12월 29일출간


정가 18,500원    판매처 | 교보문고 구매하 723c4237e2433.png  예스24 구매하기931613e1ceee5.png  알라딘 구매하기478dd1a52859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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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CHAPTER 1 - 풍경
1. 그날의 노을이 내게 말하려던 것 코타키나발루, 침묵하는 하늘 아래
2. 첫사랑처럼 간직한 마을 할슈타트, 시간이 멈춘 호숫가에서
3. 바다를 내려다본 날 그레이트 오션 로드, 끝없는 수평선과 마주하다
4. 깎이고 다듬어진 풍경처럼 내 삶도 그렇게 반들거렸다 게이랑에르와 송네피오르, 피오르의 시간
5. 리틀 펭귄이 가르쳐준 돌아가는 길 퍼핑빌리에서 필립 섬까지, 작은 생명이 건네는 위로
6. 가을의 나무들처럼 늦게야 비로소 내가 보인다 도쿄의 공원들, 단풍 아래 서다
7. 살아지는 삶을 보다 동유럽 마을,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

CHAPTER 2 - 사람
8. 문명의 흔적과 아이의 눈빛 사이에서 캄보디아, 찬란함과 가난이 공존하는 땅
9. 젊은 그녀와 늙은 나, 그 사이의 시간 삿포로의 청명한 하늘 아래
10. 김치 냄새와 손자 사진 사이 튀르키예 패키지, 시끄러운 사랑과 고요한 여행
11. 동화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코펜하겐, 안데르센이 남긴 슬픔
12. 황금빛 감옥에서 이름을 잃은 여자들 쇤브룬 궁전, 가장 아름다운 새장
13. 윤동주를 찾아간 길 용정에서 교토까지, 이국의 흙에 누운 이름
14. 고독한 천재들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예술품이다 가우디와 미켈란젤로, 신을 향한 응시

CHAPTER 3 - 사물
15. 프라하의 시계, 고통이 깎아낸 아름다움 오를로이, 눈 먼 장인의 마지막 손길
16. 성당의 빛이 내게 말을 걸던 날 스테인드글라스, 빛은 어둠 속에서 빛난다
17.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 앞에 서다
18. 천지 위에 피어오른 무지개 백두산, 언젠가 다시 만나자
19. 이름이 남지 않아도 화폐는 역사를 쓴다 한 장의 지폐가 말하는 시대의 얼굴
20. 비빔밥, 덮밥, 볶음밥 같은 곡식에서 다른 문화가 자라다

CHAPTER 4 - 공간
21. 에페스 공중화장실 터 유적보다 사람이 먼저 보이는 곳
22. 부엌에서 멀어질수록 나는 나에게 가까워진다 아궁이, 화로, 그리고 여자들의 자리
23. 살아가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다 성 슈테판 대성당의 카타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24. 공간은 영광을 기억하고 상처도 놓치지 않는다 만리장성에서 자금성까지, 돌과 흙 위를 살다간 이들
25. 온천, 여자들의 숨구멍 같은 공간 운젠과 사쿠라사쿠라, 따뜻한 물 속의 고요
26. 어둠 속에서 오래된 이야기들이 걸어나왔다 프라하의 밤, 조용한데 깊었던 도시
27. 40여 년 만에 현실이 된 상상 알람브라 궁전, 기억의 공간이 공간의 기억으로

에필로그






책 속으로


젊은 날의 여행이 풍경을 수집하는 일이었다면 지금의 여행은 나를 비워내는 일이다. 시간이 나를 흘려보내는 줄 알았는데 실은 내가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는 깨달음 같다.
- 23P

이제 나는 안다. 여행은 세상을 보는 일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풍경의 안과 밖을 서성인다. 그 경계 위에서 비로소 ‘살아 있음’을 배운다. 그리고 아주 가끔, 이유 없이 눈가가 젖는다. 잊지 않고 살아온 시간들이 나를 안아주는 순간들이 있어서 그렇다.
- 28P

같은 풍경을 보아도 마음이 다르면 세상이 달라진다. 그의 눈에는 절규가 보였고 내 눈에는 평화가 스며있었다. 젊을 때는 상처를 먼저 보고, 나이 들면 빛을 먼저 본다. 마음이 자란 것이다.
- 37P

여행이란 타인의 일상 속에서 예술 을 보고 내 삶의 결을 다시 고르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그곳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살아지는 삶을 보았다. 삶이란 잘 사는 것보다 편안히 살아지는 순간을 찾는 일이다.
- 61P

시인이 묘사한 새벽은 차고 맑았지만 내 새벽은 춥고 고독했다. 그 외로움 속에서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눈물이 나를 약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울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살렸다.
- 82P

나이 든다는 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아니라 세상을 밝히는 빛을 닮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힘이 아니라 결로 남는 삶. 세상은 소리보다도, 흔적보다도, 빛으로 남는 사람을 오래 기억한다.
- 141P

칠십 문턱에 다다른 지금, 나는 여행지에서 화려한 성당이나 박물관보다 사람의 자취가 묻은 자리를 눈여겨보게 된다. 오래 산만큼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문명과 문화는 결국 일상 의 방식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밥을 짓고, 씻고 또 비우는 자리. 그 소소한 공간 이 한 나라의 마음을 말해준다.
- 179P

나에게 튀르키예는 풍경이 아니라 마음의 날씨였다.
- 184P

내가 여행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그 부엌에서의 해방이었다. 가스레인지 대신 지도를 펼치고 냉장고 문 대신 도시의 문을 여는 시간. 저녁 메뉴 대신 하룻밤의 쉼을 고민하는 순간이 얼마나 달콤한지. 오랜 세월 당연하다고 여겼던 가사 노동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는 자유. 그게 여행의 맛이었다.
- 190P

나의 자리도, 여인의 자리도, 한평생의 자리도. 부엌에서 멀어질수록 나는 나에게 가까워진다. 그리고 다짐한다. 다음 세대의 딸들은 부엌이 말뚝이 아닌 선택이 되기를. 집 밥이 의무가 아닌 기쁨이기를. 삶의 중심은 더 이상 불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
- 192P

아픔과 예술, 저항과 사랑, 고요함과 열망 그 모든 것이 오래된 시곗바늘처럼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움직인다. 나는 그 속에 잠시 서 있었다. 그 흐름을 바라볼 수 있었던 행운을 누렸다.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다.
- 2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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