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보리에게
조병준 저 | 프리즘 | 2023년 6월 14일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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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보리, 오다
세상으로 맞이하다 / 하얀 호랑이 / 엄마 선생님 / ‘엄마 선생님’과 / 세 살, 홍 선생님과 · 네 살, 현 선생님과 / 문경에서
〈2부〉 보리, 보내다
그렇구나 / 부고 / 꿈이기를 / 침묵 속으로 / 진인사, 대천명 / 산소 앞에서 / 어디로 가지 / 밤바다 / 사망신고 / 간다 온다 하지만 / 장님술래 / 당연하지 않다 / 언제까지나 영원히 / 착한 토마토 / 그런데 아내는 / 알았겠지만 / 다시 올 거라 그랬지 / 작별인사 / 나는 보리 아빠다 / 149일, 무얼 하고 있나? / 195일,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 200일, 화해 / 210일, 꼭 다시 만나자 / 211일, 상실 수업 / 218일, 방생을 하다 / 219일, 진정한 방생 / 223일, 용서받을 수 있을까 / 226일, 경주여행 / 231일, 다섯 번째 생일 전날 / 232일, 다섯 번째 생일 / 233일, 생일을 보내고 / 235일, 수사기록 열람 / 237일, 보리 진열장 /
240일, 유치원 활동사진 / 249일,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다면 / 256일, 들문학 / 257일, 들어본 적 없는 말 / 258일, 대천명 형아 / 263일, 배꽃 / 264일, 보리의 눈물 / 272일, 보리와 마루 / 273일, 합쳐진 감정 / 274일, 심장 마사지 / 277일, 슬픔이 얼마나 쌓여야 / 288일, 어버이날 / 293일, 너도 느끼려나 / 296일, 시를 써보겠다고 / 304일, 아직도 세 아들이 있으니까 / 307일, 감정이라고 하는 것 / 309일, 보리에게 잘한 일 / 330일, 슬픔에게 / 1년 전, 오늘 / 1주기를 보내며 / 377일, 사고 장면 / 마지막 여행 / 금지곡 / 가슴에 묻는다는 것 / 여보, 미안해 / 누가 누가 더 슬플까 / 열흘 전에 알았다면 / 심폐소생술 / 또 봄 / 용서하고 싶다 / 합의 / 눈을 감고 / 숨 소리 / 마지막 / 막대기 가족 / 설날 아침 / 사진을 보다가 / 사랑하는 보리에게 / 알아보기를 / 그들만의 / 공무원 헌
법 / 어느 교사의 방백 / 누님, 형님들께 소식 전합니다 / 골짜기가 된다 /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 그 날을 함께했던 교사들에게 / 기도 / 사랑, 있는 그대로
〈3부〉 다만 그러하다
고향집 / 그저 감사하기 / 뒷걸음질 / 시를 쓴다는 건 / 업보 / 오늘 / 참새 / 엄마 잘 부탁해 / 11월 11일, 11시 11분 / 구름 / 뽀로로 욕실화 / 청모자 / 나를 사랑하지 않은 나에게 / 내 손안에 /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 지금은 / 다치고 아물며 / 똥을 누다가 / 왜 슬프지 / 지금 이대로 / 보살 / 할아버지와 보리 / 보리, 마루 / 우리 / 모래가 솔솔 / 다만 그러하다 / 기도한 대로 / 숨 쉬다가 / 강 선생님께 / 귀를 대 보다 / 진짜 숨 / 어느 날, 아내 / 허우적대지 않을 때까지 / 이 뭐꼬 / 마흔 넷, 죽음을 생각하다 / 나 / 귀가 아파 / 문경중앙병원에서 / 내가 더 많이 사랑해 / 비밀 1 / 비밀 2 / 부활 / 먼지를 털다 / 그렇지 / 2021년 7월 23일 / 나의 생명 수업 / 잘 보내준다 것
책 속으로
고집이 센 보리는 가는 내내 울면서 몸을 돌려보고 벨트를 밀어내지만 아빠는 벨트를 풀어주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안쓰러워도. 마음이 쓰리고 너무 안됐지만. 어린이집 앞에 차를 세우고 안아주니 눈썹이 눈물에 촉촉이 젖은 채로 배시시 웃는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보리를 안는다. 아빠가 빠이빠이를 하며 뭔가 설명을 한다. 불안하다. 울기 시작한다. 우는 소리를 뒤로하고 회사로 향한다. 회사에서도 등이랑 배가 허전해 보리 생각뿐이다. - p.21
아내가 토라지고 성질을 부릴 때는 ‘절대 임신하면 안 된다, 우리는 물론 아이도 불행해진다’고 생각했다. 절대 아니기를 신께 기도했다. 그런데 마음이 풀린 지금은 또 생기면 낳아 감사히 잘 돌봐야지 하고 있다. 새벽에 몰래 배에 손을 얹고 마음속으로 물으니 생명이 있다고 했다. 보리에게 물어보니 남동생이라고 한다. - p.69
몸을 두고 떠났다
안아주고 볼을 부비던 보리
깨어진 채 있다
아무리 안아도 “아빠”하며 안아주지 않는다
멈추었다
이 안에 없다
-p.79
보리가 떠날 때 다섯 살이었다.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보리가 태어날 때 받아 안던 기억과 떠날 무렵 보리의 일상 이외에는. 보리는 느닷없이 태어나 갑자기 사라진 것만 같았다. 보리와 보낸 시간이 보리의 부재로 무의미해졌다. 내가 가장 수치스럽게 여겼던 ‘무의미’.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용서할 수 없는 이유가 내 안과 밖에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다. -p.108
사진 속 보리 몇 달째
같은 표정 같은 몸짓
가짜다
찢어지면 그만인데
볼 때마다 새롭다
내 인생도 사진처럼 가짜라면
돌아가는 영사기 꺼서 그만이면
지금은 좀 슬퍼도 괜찮을 텐데
누구의 누구를 위한 영화일까
-p.197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서 보리가 나에게 바란 게 결국 이거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되는 것. 수없이 실패를 반복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 보리를 보내주는 길은 결국 나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p. 254
떠나간 사람은 무조건 빨리 보내줘야 한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처음엔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어떻게 하면 되살릴 수 있는지 그 길을 더듬어 온 것이다. 몸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참된 보리 말이다. 보리를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보리를 위한 진정한 기도는, 보리를 잘 보내주는 것은, 보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또 물었다. 결국 보리를 잘 보내주는 일은 이제 그만 잊고 살아가는 것이기 보다 내 삶에 그리고 주변에 보리의 빛을 보태는 것이었다. -p. 315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보리에게
조병준 저 | 프리즘 | 2023년 6월 14일출간
정가 16,500원 판매처 | 교보문고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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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보리, 오다
세상으로 맞이하다 / 하얀 호랑이 / 엄마 선생님 / ‘엄마 선생님’과 / 세 살, 홍 선생님과 · 네 살, 현 선생님과 / 문경에서
〈2부〉 보리, 보내다
그렇구나 / 부고 / 꿈이기를 / 침묵 속으로 / 진인사, 대천명 / 산소 앞에서 / 어디로 가지 / 밤바다 / 사망신고 / 간다 온다 하지만 / 장님술래 / 당연하지 않다 / 언제까지나 영원히 / 착한 토마토 / 그런데 아내는 / 알았겠지만 / 다시 올 거라 그랬지 / 작별인사 / 나는 보리 아빠다 / 149일, 무얼 하고 있나? / 195일,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 200일, 화해 / 210일, 꼭 다시 만나자 / 211일, 상실 수업 / 218일, 방생을 하다 / 219일, 진정한 방생 / 223일, 용서받을 수 있을까 / 226일, 경주여행 / 231일, 다섯 번째 생일 전날 / 232일, 다섯 번째 생일 / 233일, 생일을 보내고 / 235일, 수사기록 열람 / 237일, 보리 진열장 /
240일, 유치원 활동사진 / 249일,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다면 / 256일, 들문학 / 257일, 들어본 적 없는 말 / 258일, 대천명 형아 / 263일, 배꽃 / 264일, 보리의 눈물 / 272일, 보리와 마루 / 273일, 합쳐진 감정 / 274일, 심장 마사지 / 277일, 슬픔이 얼마나 쌓여야 / 288일, 어버이날 / 293일, 너도 느끼려나 / 296일, 시를 써보겠다고 / 304일, 아직도 세 아들이 있으니까 / 307일, 감정이라고 하는 것 / 309일, 보리에게 잘한 일 / 330일, 슬픔에게 / 1년 전, 오늘 / 1주기를 보내며 / 377일, 사고 장면 / 마지막 여행 / 금지곡 / 가슴에 묻는다는 것 / 여보, 미안해 / 누가 누가 더 슬플까 / 열흘 전에 알았다면 / 심폐소생술 / 또 봄 / 용서하고 싶다 / 합의 / 눈을 감고 / 숨 소리 / 마지막 / 막대기 가족 / 설날 아침 / 사진을 보다가 / 사랑하는 보리에게 / 알아보기를 / 그들만의 / 공무원 헌
법 / 어느 교사의 방백 / 누님, 형님들께 소식 전합니다 / 골짜기가 된다 /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 그 날을 함께했던 교사들에게 / 기도 / 사랑, 있는 그대로
〈3부〉 다만 그러하다
고향집 / 그저 감사하기 / 뒷걸음질 / 시를 쓴다는 건 / 업보 / 오늘 / 참새 / 엄마 잘 부탁해 / 11월 11일, 11시 11분 / 구름 / 뽀로로 욕실화 / 청모자 / 나를 사랑하지 않은 나에게 / 내 손안에 /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 지금은 / 다치고 아물며 / 똥을 누다가 / 왜 슬프지 / 지금 이대로 / 보살 / 할아버지와 보리 / 보리, 마루 / 우리 / 모래가 솔솔 / 다만 그러하다 / 기도한 대로 / 숨 쉬다가 / 강 선생님께 / 귀를 대 보다 / 진짜 숨 / 어느 날, 아내 / 허우적대지 않을 때까지 / 이 뭐꼬 / 마흔 넷, 죽음을 생각하다 / 나 / 귀가 아파 / 문경중앙병원에서 / 내가 더 많이 사랑해 / 비밀 1 / 비밀 2 / 부활 / 먼지를 털다 / 그렇지 / 2021년 7월 23일 / 나의 생명 수업 / 잘 보내준다 것
책 속으로
고집이 센 보리는 가는 내내 울면서 몸을 돌려보고 벨트를 밀어내지만 아빠는 벨트를 풀어주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안쓰러워도. 마음이 쓰리고 너무 안됐지만. 어린이집 앞에 차를 세우고 안아주니 눈썹이 눈물에 촉촉이 젖은 채로 배시시 웃는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보리를 안는다. 아빠가 빠이빠이를 하며 뭔가 설명을 한다. 불안하다. 울기 시작한다. 우는 소리를 뒤로하고 회사로 향한다. 회사에서도 등이랑 배가 허전해 보리 생각뿐이다. - p.21
아내가 토라지고 성질을 부릴 때는 ‘절대 임신하면 안 된다, 우리는 물론 아이도 불행해진다’고 생각했다. 절대 아니기를 신께 기도했다. 그런데 마음이 풀린 지금은 또 생기면 낳아 감사히 잘 돌봐야지 하고 있다. 새벽에 몰래 배에 손을 얹고 마음속으로 물으니 생명이 있다고 했다. 보리에게 물어보니 남동생이라고 한다. - p.69
몸을 두고 떠났다
안아주고 볼을 부비던 보리
깨어진 채 있다
아무리 안아도 “아빠”하며 안아주지 않는다
멈추었다
이 안에 없다
-p.79
보리가 떠날 때 다섯 살이었다.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보리가 태어날 때 받아 안던 기억과 떠날 무렵 보리의 일상 이외에는. 보리는 느닷없이 태어나 갑자기 사라진 것만 같았다. 보리와 보낸 시간이 보리의 부재로 무의미해졌다. 내가 가장 수치스럽게 여겼던 ‘무의미’.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용서할 수 없는 이유가 내 안과 밖에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다. -p.108
사진 속 보리 몇 달째
같은 표정 같은 몸짓
가짜다
찢어지면 그만인데
볼 때마다 새롭다
내 인생도 사진처럼 가짜라면
돌아가는 영사기 꺼서 그만이면
지금은 좀 슬퍼도 괜찮을 텐데
누구의 누구를 위한 영화일까
-p.197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서 보리가 나에게 바란 게 결국 이거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되는 것. 수없이 실패를 반복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 보리를 보내주는 길은 결국 나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p. 254
떠나간 사람은 무조건 빨리 보내줘야 한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처음엔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어떻게 하면 되살릴 수 있는지 그 길을 더듬어 온 것이다. 몸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참된 보리 말이다. 보리를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보리를 위한 진정한 기도는, 보리를 잘 보내주는 것은, 보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또 물었다. 결국 보리를 잘 보내주는 일은 이제 그만 잊고 살아가는 것이기 보다 내 삶에 그리고 주변에 보리의 빛을 보태는 것이었다. -p. 315